“요즘 우리 강아지가 물을 너무 많이 마셔요. 이상하게 배도 부풀어 있고, 예전처럼 활발하지도 않네요.”
이처럼 보호자들이 반려견의 평소와 다른 행동을 발견했을 때, 단순한 노화나 피로로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미묘한 변화들이 ‘쿠싱증후군’이라는 질병의 신호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쿠싱증후군은 반려견의 삶의 질을 서서히 갉아먹는 만성 질환입니다. 특히 중년 이상의 강아지에게 자주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인식과 대응이 중요합니다.
1. 쿠싱증후군이란? 쉽게 이해하는 질환 개요
쿠싱증후군(Cushing’s Syndrome)은 ‘부신피질호르몬(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면서 발생하는 내분비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뇌하수체 종양(약 80~85%) 혹은 부신 종양(약 15~20%) 때문에 발생하며, 흔히 7세 이상의 중·노령견에게 발병합니다.
특히 푸들, 요크셔테리어, 시추, 닥스훈트와 같이 소형견에서 더 자주 진단되는 편이며, 암컷에게 조금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질환은 서서히 진행되어 보호자가 눈치채지 못한 채 몇 달에서 몇 년 동안 진행되기도 하며, 조기에 발견하여 관리하면 충분히 삶의 질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습니다.
2. 쿠싱증후군의 대표 증상 7가지
쿠싱증후군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개체에 따라 경중이 다를 수 있습니다. 아래는 보호자 입장에서 눈에 띌 수 있는 대표적인 7가지 증상입니다.
①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본다 (다음다뇨)
– 하루에 2L 이상 마시는 경우도 있으며, 실내배변 실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② 식욕이 급격히 증가한다 (다식증)
– 배가 고프다는 듯, 먹은 지 얼마 안 되어도 더 달라고 하며 쓰레기통을 뒤지기도 합니다.
③ 배가 부풀고 걸음걸이가 이상하다 (복부팽만)
– 복부 근육이 약해져 배가 아래로 처지며, 등은 둥글게 굽고 자세가 불편해집니다.
④ 피부가 얇아지고 털이 빠진다 (피부/모질 변화)
– 털이 비정상적으로 빠지며, 피부가 붉거나 검게 착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⑤ 근육이 빠지고, 예전보다 힘이 없다 (근육 위축)
– 점프를 하거나 계단을 오르기 힘들어하며, 산책을 나가도 쉽게 지칩니다.
⑥ 활동성이 감소하고 무기력해진다
– 예전처럼 장난을 치거나 반응하지 않으며, 하루 종일 누워 있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⑦ 숨소리가 거칠고 헐떡임이 많다
– 특별한 활동이 없었는데도 자주 헐떡이거나, 밤에 호흡이 거칠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우리 강아지 몇 개나 해당되나요? 
아래 항목을 확인하시고, 해당되는 경우 체크해보세요.
□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다
□ 소변을 자주 보거나 양이 많다
□ 예전보다 식욕이 눈에 띄게 늘었다
□ 배가 유독 부풀고 걸음걸이가 어색하다
□ 털이 빠지거나 피부가 얇고 예민하다
□ 활동량이 줄고, 자주 피곤해 보인다
□ 밤에도 숨이 차거나 헐떡이는 일이 많다
✔️ 3개 이상 해당된다면, 반드시 수의사의 상담을 권장드립니다.
자가진단은 어디까지나 참고용일 뿐이며, 실제 질환 여부는 전문적인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4. 자가진단 후, 보호자가 할 일은?
쿠싱증후군은 혈액검사(일반 CBC, 화학검사 포함), ACTH 자극 검사, 저용량 덱사메타손 억제검사, 복부 초음파 등을 통해 진단합니다.
검사 전, 수의사에게 아래와 같은 정보를 미리 알려주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최근 식사량 및 물 섭취량 변화
활동성 저하나 행동 변화
호흡 문제나 피부 변화 여부
약물 복용 여부
검사 결과에 따라 약물 치료, 수술, 또는 보조요법이 결정되며,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은 트릴로스탄(Trilostane) 투약입니다. 이는 부신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로, 평생 복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
쿠싱증후군은 느리게 진행되지만, 방치할 경우 심부전, 고혈압, 당뇨병, 피부 감염, 방광염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소변의 농도가 낮아져 세균이 쉽게 증식하며, 반복적인 피부질환과 면역력 저하로 인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악화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조기에 발견해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한다면, 대부분의 반려견은 삶의 질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습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쿠싱증후군을 진단받고도 아이와 함께 몇 년 이상 건강하게 지낸 사례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다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그 직감은 틀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강아지의 변화는 단순히 나이 때문만이 아니라, 건강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쿠싱증후군은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습니다. 오늘 이 글을 통해 반려견의 상태를 한 번 돌아보시고, 필요하다면 수의사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아이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치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