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죽었을 때 위로하기
우리는 오랜 경험과 습관으로 ‘위로하기 위해선, 공감해야 한다’는 지식을 알고 있어요. 그러나 지인의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며 펑펑 울고 있을 때,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우리는 어떻게 공감하고 어떻게 슬퍼해야 할까요? 펫로스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을 위로할 때,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알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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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죽은 사람이 더 힘든 이유
반려동물과 이별한 A, 그리고 지인(사람)과 이별한 B가 있다고 가정 해볼까요? A와 B 모두 ‘상실의 아픔’을 겪고 있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A는 조금 다른 상황과 감정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사람과의 이별은 사회적인 관계로 이루어져 있거나 동등한 관계로 맺어진 상태에서 겪는 경우가 많은 반면,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의존적이거나 종속적인 관계에서 맞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첫째, A의 나이가 더 어릴 확률이 높아요.
사람과의 이별은 약 40-50대부터 ‘죽음’에 대한 개념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반려동물의 수명은 비교적 짧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강아지를 키웠다면 비교적 어린 나이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아요. 일반적으로 먼 친척에서 가까운 주변인까지 점진적으로 죽음을 학습할 수 있는 사람과 달리, 강아지 죽은 사람은 아직 큰 상실을 겪지 못한 10-20대부터 나와 가장 가까웠던 존재를 잃게 되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둘째, A는 B에 비해 ‘죄책감’을 더 크게 느끼고 있을 수 있어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은 오롯이 내게 의존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별 후에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아요. 강아지가 죽거나,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동물을 떠올릴 때 ‘조금만 더 잘 해줄껄’, 혹은 ‘만약 ~하지 않았더라면’ 등의 후회를 자주 하기 때문이에요.
‘가족을 잃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강아지가 죽는 게 저렇게 슬픈 일인가?’라고 생각하기 전에, 약 10년 이상을 늘 집에서 함께 보냈던 ‘가족을 잃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실제로 많은 보호자에게 반려동물은 생물학적 의미를 떠나,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아요. 차이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가족을 잃은 사람은 손 윗사람과 이별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려동물과 이별한 사람은 앞에서 언급했던 ‘의존적인 성향’으로 인해 동생, 혹은 자녀와 이별하는 아픔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아요(실제로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아이’라고 표현한답니다).
단순히 ‘펫로스 증후군’에 빠진 사람으로 바라보기 보다, ‘가장 가까웠던 가족을 잃은 사람’이라는 태도로 아픔을 대한다면 더욱 진정성 있는 위로를 건넬 수 있을 거예요.
강아지 죽었을 때 위로하는 방법
반려동물이 무지개다리를 건넌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과정은 ‘충분히 슬퍼하는 것’이예요. 억지로 슬픔의 과정을 끝내거나, 슬픔의 무게를 덜어내려 하지 말고 충분히 아파하고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위로로 다가올 거예요.
“00는 너를 만났기 때문에, 가장 행복한 강아지였어.”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진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또, 보호자가 품고 있는 죄책감을 최대한 덜어낼 수 있도록 “이별한 강아지는 행복했을거야”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건네는 것도 중요해요. 충분한 공감과 위로를 위해 강아지의 생전 사진을 보며 “정말 행복해 보인다”, “너를 엄청 사랑했나봐” 등의 말을 건네주는 것도 도움이 돼요.
이런 말은 안돼요.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사람을 대할 때는 ‘슬픔의 무게를 깎아내리는 말’을 특히 조심해야 해요. 장례는 원래 고인을 기리며, 남은 사람들이 그를 충분히 추억하고 그리워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행위예요. 반려동물이라고 해도, 슬픔의 무게는 사람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어서 회복해라”, “이 정도 했으면 됐다”는 말은 큰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다른 취미생활이라도 하면서 잊으려고 노력해 봐”
“다른 강아지를 더 키워보는 건 어때?”
다른 반려동물을 새로 맞이하라고 권유하는 말은 특히 조심해주세요. 슬픔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채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게 되면, 다시 다가올 이별을 두려워하거나 새로운 가족을 기존의 반려동물과 계속해서 비교하게 될 수 있어요.
펫로스 증후군, 전문가처럼 위로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때로는 저명한 정신과 의사보다 가까운 지인이 건네는 작은 위로가 더욱 큰 힘이 되곤 해요. 꼭 현재 상황을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지금 주변인이 겪고 있는 상황과 슬픔에 충분히 공감해주고, 이야기를 듣기 위해 노력해주세요. 슬픔은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야 하는 대상이에요. 가족을 잃은 사람에게 어떠한 위로도 닿지 않을 걸 알지만, 그럼에도 옆에서 위로의 한 마디를 건네는 것이 반려인에게 꼭 필요한 도움일 거예요.
만약,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면
많은 전문가들이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 ‘슬픔에 집중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어요. 함께 공유한 추억이 많을 수록, 마지막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면 당황하기 마련인데요. 만약 홀로 이별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면 장례 과정을 통해 천천히 이별하기를 고려해보세요.
반려동물 장례는 강아지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여, 가슴 깊이 추모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유해를 수습함으로써 후회가 남지 않는 이별을 경험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을 해요. 타인을 통해 위로를 경험하기 보다, 장례 과정에서 스스로의 슬픔과 상실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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